12지지 지장간-술(戌)토 편

(신금, 정화, 무토)

안녕하세요, 범인의 사주서재입니다.

[유(酉)금 지장간] 편에서 우리는 ‘경(庚)금’의 뼈대 위에 ‘신(辛)금’이라는 순수하고 날카로운 ‘결실’이 완성되는 ‘가을의 절정’을 배웠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찬란했던 결실의 계절을 지나, 모든 것을 ‘갈무리’하고 ‘저장’하며 ‘겨울(亥)’로 넘어가기 전의 마지막 환절기, 술(戌)토의 시간으로 들어왔습니다.

술(戌)토는 12지지 동물로 ‘개’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어둠 속 휴식을 준비하는 저녁(저녁 7시~9시)을 상징합니다. 개(戌)는 ‘충성심’이 강하고 ‘영토(土)’를 지키며, 어둠 속에서도 ‘불(火)’을 지키는 존재입니다.

술(戌)토는 [진(辰)토], [축(丑)토], [미(未)토]와 같은 ‘고지(庫支, 창고)’이자 ‘잡기(雜氣)’입니다. 하지만 이 창고는 **’불(火)의 창고(火庫)’**라는 아주 특별한 임무를 가집니다.

이 술(戌)토의 지장간(신금, 정화, 무토)을 이해하는 것은 사주에서 ‘조토(燥土)’가 만물(특히 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인오술(寅午戌) 화(火)국’**의 비밀을 푸는 열쇠입니다.

1. 술(戌)토 지장간 조견표: 화(火)의 창고 (火의 묘지)

먼저 술(戌)토의 지장간 구성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지	월(月)	절기	지장간 구성 (총 30일 기준)
술(戌)	음력 9월	한로(寒露), 상강(霜降)	신(辛)금 (9일), 정(丁)화 (3일), 무(戊)토 (18일)

구분	여기(餘氣)	중기(中氣)	본기(本氣)
술(戌)	신(辛)금	정(丁)화	무(戊)토

‘고지(庫支)’이자 ‘잡기(雜氣)’이기에 3가지 오행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토(土)’의 지지이면서 ‘금(金)’과 ‘화(火)’라는 모순된 기운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2. 술(戌)토 지장간 분석: 왜 신(辛)금, 정(丁)화, 무(戊)토인가?

1) 여기(餘氣): 신(辛)금 (이전 계절의 저장)

‘여기(餘氣)’는 이전 달의 본기(本氣)가 넘어온 것입니다.
술(戌)토의 이전 달은 ‘유(酉)월’이며, 유(酉)월의 본기는 **’신(辛)금’**이었습니다.
따라서 유(酉)월의 ‘보석(辛금)’, 즉 ‘가을의 완벽한 결실’의 기운이 술(戌)월 초반까지 이어집니다.
해석: 술(戌)토는 이 ‘신(辛)금’을 자신의 ‘흙(戊토)’ 속에 ‘저장’합니다. 술(戌)토가 ‘금(金)을 품은 흙’, 즉 ‘광산’의 물상(物象)을 갖는 이유입니다.

2) 중기(中氣): 정(丁)화 (삼합의 목적: 火의 창고)

가장 중요합니다. 술(戌)토는 **’인오술(寅午戌) 화(火)국’**이라는 삼합(三合) 운동의 ‘마무리’이자 ‘창고(墓地)’입니다.
봄에 시작(寅)하여 여름에 왕성(午)했던 ‘불(火)’의 기운을, ‘술(戌)토’라는 가을의 마른 땅속 ‘용광로’에 ‘저장(庫)’하는 것입니다.
즉, 술(戌)토의 중기 ‘정(丁)화’는 이 땅의 핵심 목적이 **’불씨(火)를 저장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술(戌)토는 ‘메마른 땅(조토)’의 성질이 극대화되며, 사주에 ‘불(火)’이 부족할 때 이 ‘술(戌)토’ 지장간 속의 ‘정(丁)화’를 매우 귀하게 씁니다.

3) 본기(本氣): 무(戊)토 (술(戌)토의 본질: 거대한 산)

술(戌)토의 본질은 ‘토(土)’이며, 양(陽)의 토인 **’무(戊)토’**입니다. ([진(辰)토]와 같음)
‘무(戊)토’는 ‘거대한 산’, ‘드넓은 평야’를 상징합니다.
술(戌)토의 ‘무(戊)토’는 가을의 결실(辛금)과 여름의 불씨(丁화)를 모두 품고 있습니다.
해석: 겉은 ‘무(戊)토’라 듬직하고 스케일이 크지만, 그 속은 ‘보석(辛)’을 품고 ‘불(丁)’을 간직한 ‘뜨겁고 메마른 산’입니다. 개(戌)가 집을 지키듯 ‘영역’을 지키고, 그 속(지장간)의 것을 잘 내어주지 않는 ‘고집’과 ‘보수성’을 의미합니다.

3. 지장간과 십신(十神): 술(戌)토는 누구인가?

이 복잡한 3개의 지장간(신금, 정화, 무토)이 ‘나(일간)’와 만나 어떻게 해석되는지 보겠습니다.

예시 1: 내가 ‘갑(甲)목’ 일간일 경우 (甲戌 일주 등)

술(戌)토는 나에게 ‘편재(偏財)’입니다. (12운성 ‘양(養)’지)
지장간을 보니 신(辛)금(정관), 정(丁)화(상관), **무(戊)토(편재)**가 들어있습니다.
해석 (암투, 暗鬪 2): 겉으로는 ‘편재(무토)’라 스케일이 크고 재물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그 내면(지장간)을 보면, 나의 ‘재능(상관 정화)’이 나의 ‘직장/명예(정관 신금)’를 극(剋)하는 **’상관견관(傷官見官)’**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이 쇠를 녹인다)
동시에 ‘재능(정화)’이 ‘돈(무토)’을 생(生)하고(상관생재), ‘돈(무토)’이 ‘명예(신금)’를 생(生)합니다(재생관).
결론: 갑술(甲戌) 일주는 내면에서 ‘상관견관(반항심)’과 ‘상관생재->재생관(순응/성공)’이 치열하게 싸우는 ‘암투(暗鬪)’의 형국입니다. (임미(壬未) 일주와 유사) 재능(丁)으로 명예(辛)를 칠 것인가, 재능(丁)으로 돈(戊)을 벌어 명예(辛)를 살 것인가의 갈등입니다.

예시 2: 내가 ‘무(戊)토’ 일간일 경우 (戊戌 일주 등)

술(戌)토는 나에게 ‘비견(比肩)’입니다. (12운성 ‘묘(墓)’지)
지장간을 보니 신(辛)금(상관), 정(丁)화(정인), **무(戊)토(비견)**가 들어있습니다.
해석 (괴강살, 간여지동): 겉과 속이 모두 ‘나(무토)’와 ‘나의 경쟁자(비견)’입니다. (간여지동)
‘나(무토)’ 자신이 ‘불 창고(戌)’에 앉아있어 ‘괴강살’의 강력한 고집과 카리스마를 가집니다.
핵심: 나의 ‘재능(상관 신금)’과 나의 ‘문서/지혜(정인 정화)’가 모두 ‘나(무토)’의 ‘창고(戌)’ 속에 갇혀있습니다.
결론: 무술(戊戌) 일주는 엄청난 고집과 자존심을 가졌지만(간여지동, 괴강), 자신의 재능(辛)과 지혜(丁)를 ‘창고’ 속에 감추고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辰)토’ 운이 와서 ‘진술충’으로 창고가 열리는 날, 그 숨겨둔 재능과 지혜가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4. 술(戌)토 지장간과 운(運)의 해석 (형충회합)

술(戌)토는 ‘뜨거운 창고(火庫)’이기에, 운(運)에 따라 ‘차가운 창고(辰)’와 부딪힐 때 그 변화가 가장 극적입니다.

1) ‘진(辰)토’ 운이 올 때 (진술충, 辰戌沖)

‘고지(庫支)’끼리의 정면충돌입니다. (붕충, 朋沖)
진(辰)토(물의 창고)와 술(戌)토(불의 창고)가 부딪혀 ‘개고(開庫)’, 즉 창고 문이 활짝 열립니다.
지장간 속의 **신(辛), 정(丁), 무(戊)**와 진(辰)토 속의 을(乙), 계(癸), 무(戊)가 모두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해석: ‘물’과 ‘불’, ‘나무’와 ‘쇠’의 대전쟁입니다. 만약 ‘정(丁)화’가 나에게 ‘관성(직장)’이었다면, 이 운에 갑자기 직장을 얻거나(길신), 잃거나(흉신) 합니다. 숨겨진 재물(辛), 숨겨진 스트레스(乙) 등이 현실로 드러나는 ‘인생의 변곡점’입니다.

2) ‘인(寅)목’, ‘오(午)화’ 운이 올 때 (인오술 삼합)

술(戌)토(고지)가 자신의 ‘짝’인 인(寅)목(생지), 오(午)화(왕지)를 만났습니다.
**’인오술 화(火)국’**이 완성됩니다.
이때 술(戌)토의 본기인 ‘무(戊)토’와 ‘신(辛)금’은 힘을 잃고, 중기인 ‘정(丁)화’가 주인공이 됩니다.
해석: ‘메마른 땅(戌)’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거대한 ‘불바다(火)’로 변합니다. 토(土)가 화(火)로 ‘변질’되는 것입니다. 화(火)가 ‘용신’이라면 인생 최고의 ‘대발(大發)’ 시기이지만, ‘기신’이라면 ‘불’에 모든 것을 잃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3) ‘축(丑)토’, ‘미(未)토’ 운이 올 때 (축술미 삼형살)

술(戌)토가 자신의 ‘형(刑)’ 파트너인 축(丑)토, 미(未)토를 만났습니다.
‘토(土)’끼리 만난 ‘무은지형(無恩之刑)’ 또는 **’지세지형(持勢之刑)’**입니다.
해석: ‘충(沖)’처럼 깨지는 게 아니라, 흙탕물이 튀는 ‘지저분한’ 조정 과정입니다.
지장간 속의 기운들이 서로 얽혀 ‘배신’, ‘시비’, ‘송사’, ‘수술’ 등을 의미합니다.
특히 ‘고지(庫支)’의 형(刑)은 ‘무덤(墓)’이 열리는 것과 같아, 건강 문제, 특히 ‘암(Cancer)’이나 ‘오래된 질병’이 밖으로 드러날 수 있으니 극히 유의해야 합니다.

결론: 불씨(丁)와 보석(辛)을 품은 거대한 산(戊)

술(戌)토의 지장간은 ‘신(辛)금’이라는 가을의 결실과, ‘정(丁)화’라는 여름의 불씨를, **’무(戊)토’라는 거대한 산(山)**이 품고 있는 ‘가을의 용광로’입니다.

내 사주에 술(戌)토가 있다면, 나는 겉으로 보이는 듬직함(무토)과 달리, 그 속에 날카로운 재능(신금)과 뜨거운 열정(정화)을 동시에 가진 ‘고집 센’ 사람입니다. 이 ‘메마른 땅(조토)’은 물(水)을 만나기 전까지는 ‘금(金)’을 생(生)하기 어려우니(토생금 불가), ‘결실’을 맺기 어려운 성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운이 와서 이 ‘용광로’의 문을 열어젖히거나(진술충), ‘불바다’로 만들거나(인오술), 혹은 ‘진흙탕’으로 만드는지(축술미)에 따라 내 인생의 거대한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12지지의 마지막이자 ‘겨울(冬)’의 시작, ‘지혜의 바다’ [해(亥)수 지장간]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해(亥)수는 무토, 갑목, 임수라는 역동적인 ‘생지’의 구조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