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토, 갑목, 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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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범인의 사주서재입니다.
[술(戌)토 지장간] 편에서 우리는 ‘신(辛)금’의 결실과 ‘정(丁)화’의 불씨가 ‘무(戊)토’라는 거대한 산(山)에 저장되어 ‘가을’이 문을 닫는 모습을 배웠습니다.
해(亥)수는 [인(寅)목], [사(巳)화], [신(申)금]과 같은 ‘생지(生支)’입니다. 하지만 그 목적은 ‘해묘미(亥卯未) 목(木)국’, 즉 ‘나무(木)’의 시대를 여는 ‘시작점’의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해(亥)수의 지장간(무토, 갑목, 임수)을 이해하는 것은, 어떻게 ‘겨울의 물(壬)’이 ‘봄의 나무(甲)’를 잉태하는지, 사주명리학의 ‘장생(長生)’과 ‘삼합(三合)’이라는 거대한 순환의 마지막과 첫 시작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1. 해(亥)수 지장간 조견표: 겨울의 시작 (木의 장생지)
먼저 해(亥)수의 지장간 구성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 지지 | 월(月) | 절기 | 지장간 구성 (총 30일 기준) |
|---|---|---|---|
| 해(亥) | 음력 10월 | 입동(立冬), 소설(小雪) | 무(戊)토 (7일), 갑(甲)목 (7일), 임(壬)수 (16일) |
| 구분 | 여기(餘氣) | 중기(中氣) | 본기(本氣) |
|---|---|---|---|
| 해(亥) | 무(戊)토 | 갑(甲)목 | 임(壬)수 |
‘생지(生支)’의 전형적인 3가지 오행 구조입니다. [인(寅)목]이 (무, 병, 갑)이었고, [사(巳)화]가 (무, 경, 병)이었고, [신(申)금]이 (무, 임, 경)이었다면, [해(亥)수]는 (무, 갑, 임)입니다.
2. 해(亥)수 지장간 분석: 왜 무(戊)토, 갑(甲)목, 임(壬)수인가?
1) 여기(餘氣): 무(戊)토 (계절의 다리)
- [인(寅)목], [사(巳)화], [신(申)금]과 마찬가지로 ‘생지(生支)’인 해(亥)수의 ‘여기’는 ‘무(戊)토’입니다.
- 이는 가을(戌)이라는 계절에서 겨울(亥)이라는 계절로 넘어가는 거대한 ‘환절기’의 중재 역할을 ‘무(戊)토’가 담당함을 의미합니다.
- 술(戌)토의 본기(戊)가 해(亥)수의 여기(戊)로 이어지며, ‘메마른 땅(戌)’이 ‘거대한 물(壬)’을 맞이하기 전, 그 물을 가두는 ‘제방(戊토)’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2) 중기(中氣): 갑(甲)목 (삼합의 목적: 木의 시작)
- 가장 중요하고 역설적인 부분입니다. 왜 ‘겨울(亥)’의 시작에 ‘봄(甲)’이 들어 있을까요?
- 해(亥)수는 ‘해묘미(亥卯未) 목(木)국’이라는 삼합(三合) 운동의 ‘시작(生)’입니다.
- 이는 ‘갑(甲)목’이 ‘해(亥)수’에서 ‘장생(長生)’한다는, 즉 ‘첫 생명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 물상(物象): ‘해(亥)수’는 ‘거대한 물(壬)’입니다. 이 물속에 ‘나무의 씨앗(甲)’이 담겨, 다음 해의 봄(卯)을 향해 떠내려가거나 잉태되는 모습입니다.
- ‘수생목(水生木)’의 가장 근원적인 형태입니다. 따라서 해(亥)수는 겉은 ‘겨울(壬)’을 살아가지만, 그 내면의 목적(중기)은 ‘봄(卯)의 왕성함(甲)’을 준비하는 데 있습니다.
3) 본기(本氣): 임(壬)수 (해(亥)수의 본질: 거대한 바다)
- 해(亥)수의 본질은 당연히 ‘수(水)’이며, 양(陽)의 수(水)인 ‘임(壬)수’입니다.
- 특이점: [자(子)수]는 양(陽)지지였지만 본기가 ‘계(癸)수'(음)였습니다. 반대로 해(亥)수는 음(陰)지지이지만 본기가 ‘임(壬)수'(양)입니다.
- 이는 해(亥)수가 ‘계(癸)수’처럼 고여있는 물이 아니라, ‘임(壬)수’처럼 ‘움직이고(역마)’, ‘스케일이 큰’ 바다와 강의 물임을 의미합니다.
- 결론: 해(亥)수는 겉은 ‘음(陰)’의 글자라 조용해 보이지만, 그 속은 ‘임(壬)수’라는 거대한 스케일과 ‘갑(甲)목’이라는 강력한 생명력, 그리고 ‘무(戊)토’라는 제방까지 품고 있는, 12지지 중 가장 ‘잠재력이 큰’ 글자입니다.
3. 지장간과 십신(十神): 해(亥)수는 누구인가?
이 역동적인 3개의 지장간(무토, 갑목, 임수)이 ‘나(일간)’와 만나 어떻게 해석되는지 보겠습니다.
예시 1: 내가 ‘병(丙)화’ 일간일 경우 (丙亥 일주 등)
- 해(亥)수는 나에게 ‘편관(偏官)’입니다. (12운성 ‘절(絶)’지)
- 지장간을 보니 무(戊)토(식신), 갑(甲)목(편인), 임(壬)수(편관)가 들어있습니다.
- 해석 (절처봉생): 겉으로는 ‘편관(임수)’이 ‘나(병화)’를 ‘병임충’으로 치고 있어(스트레스), 매우 위태로운 ‘절(絶)’지의 모습입니다.
- 하지만 그 내면(지장간)을 보면, 나의 ‘재능(식신 무토)’이 나의 ‘스트레스(편관 임수)’를 제압합니다(식신제살, 食神制殺).
- 또한, 나의 ‘스트레스(편관 임수)’가 나의 ‘지혜/문서(편인 갑목)’를 생(生)하고(살인상생, 殺印相生), 그 ‘지혜(갑목)’가 다시 ‘나(병화)’를 생(生)합니다(목생화).
- 결론: 병해(丙亥) 일주는 겉보기(절지)와 달리, ‘식신제살’과 ‘살인상생’이라는 사주 최고의 ‘해결책’ 두 가지를 모두 품고 있습니다. ‘절처봉생(絶處逢生)’, 즉 “죽을 것 같은 위기(편관) 속에서 오히려 재능(식신)과 지혜(편인)를 얻어 살아난다”는, 엄청난 잠재력과 생존력을 가진 명(命)입니다.
예시 2: 내가 ‘기(己)토’ 일간일 경우 (己亥 일주 등)
- 해(亥)수는 나에게 ‘정재(正財)’입니다. (12운성 ‘태(胎)’지)
- 지장간을 보니 무(戊)토(겁재), 갑(甲)목(정관), 임(壬)수(정재)가 들어있습니다.
- 해석 (재관쌍미, 財官雙美): 지장간 안에 ‘정재(임수)’와 ‘정관(갑목)’을 모두 가졌습니다.
- ‘정재(임수)’가 ‘정관(갑목)’을 생(生)하는 ‘재생관(財生官)’의 구조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 또한 ‘정관(갑목)’이 ‘나(기토)’와 ‘갑기합(甲己合)’을 하려 하니, ‘명예(정관)’가 나를 따르는 형국입니다.
- 주의점: 지장간 속에 나의 ‘경쟁자(겁재 무토)’가 숨어있습니다. 이 ‘겁재(무토)’가 나의 ‘돈(임수)’을 노립니다(무계합 암합).
- 결론: 기해(己亥) 일주는 ‘재물(임수)’과 ‘명예(갑목)’를 모두 추구하며(재관쌍미), 명예가 나를 따르는(갑기합) 귀한 명(命)입니다. 하지만 항상 나의 재물을 노리는 ‘경쟁자/동업자(무토)’를 조심해야 하는 이중성을 가졌습니다.
4. 해(亥)수 지장간과 운(運)의 해석 (형충회합)
해(亥)수는 ‘생지(生지)’이자 ‘수(水)의 본체’이며, ‘목(木)의 장생지’이기에, 운(運)에 따라 그 정체성이 완전히 뒤바뀝니다.
1) ‘사(巳)화’ 운이 올 때 (사해충, 巳亥沖)
- ‘생지(生支)’끼리의 정면충돌입니다. (여름의 시작 vs 겨울의 시작)
- 해(亥)수 지장간 (무, 갑, 임) vs 사(巳)화 지장간 (무, 경, 병)
- 지장간 속에서 갑경충(甲庚沖)(나무와 쇠), 병임충(丙壬沖)(불과 물)이 동시에 터집니다.
- 해석: ‘인신충(寅申沖)’과 똑같이 ‘역마(驛馬)’의 충돌로, 인생의 ‘판’이 뒤집어지는 가장 강력한 변화입니다. 사고, 이직, 이사, 이별 등 ‘새로운 시작’과 ‘단절’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물’과 ‘불’의 충돌이라 그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2) ‘묘(卯)목’, ‘미(未)토’ 운이 올 때 (해묘미 삼합)
- 해(亥)수(생지)가 자신의 ‘짝’인 묘(卯)목(왕지), 미(未)토(고지)를 만났습니다.
- ‘해묘미 목(木)국’이 완성됩니다.
- 이때 해(亥)수의 본기인 ‘임(壬)수’는 힘을 잃고, 중기인 ‘갑(甲)목’이 주인공이 됩니다.
- 해석: 내 사주의 ‘물(亥)’이 갑자기 ‘나무(木)’로 돌변합니다. ‘수(水)’의 정체성을 버리고 ‘목(木)’의 세력으로 합류하는 것입니다. 목(木)이 ‘용신’이라면 인생 최고의 기회이지만, ‘기신’이라면 ‘물(水)’이 말라버리는(수생목 과다)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3) ‘해(亥)수’ 운이 올 때 (해해자형, 亥亥自刑)
- ‘충(沖)’이 아니라 ‘형(刑)’입니다. ‘자형(自刑)’은 스스로를 벌한다는 뜻입니다.
- ‘왕(亥)’이 ‘왕(亥)’을 만나 ‘과열’되는, 즉 ‘물이 넘치는’ 형국입니다.
- 해석: 지장간 속의 ‘임(壬)수’가 2배로 강해져 ‘쓰나미’가 됩니다.
- 지장간 속의 ‘갑(甲)목’이 이 ‘과도한 물(수다, 水多)’에 ‘썩어버립니다(목부, 木浮)’. (수다목부)
- 우울감, 중독(물, 술), 생각이 너무 많아(임수) 행동(갑목)이 썩어버리는 형국입니다. 건강상으로 신장, 방광, 생식기 계통의 ‘습한’ 질병, 혹은 정신적인 문제를 조심해야 합니다.
결론: 바다(壬) 속에 나무(甲)를 품은 돼지
해(亥)수의 지장간은 ‘무(戊)토’라는 거대한 제방 안에, ‘임(壬)수’라는 거대한 바다(지혜)가, ‘갑(甲)목’이라는 ‘다음 세대의 생명(희망)’을 잉태하고 있는 ‘생명의 자궁’입니다.
내 사주에 해(亥)수가 있다면, 나는 겉보기와 달리 그 속에 거대한 스케일(임수)과 미래를 향한 목적의식(갑목)을 동시에 가진, 깊고 복잡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어떤 운이 와서 이 ‘바다’를 뒤엎거나(사해충), ‘숲’으로 바꿔버리거나(해묘미), 혹은 ‘썩게’ 만드는지(해해자형)에 따라, 내 인생의 가장 역동적인 순간이 결정될 것입니다.
